탕수육(糖水肉)은 돼지고기에 녹말튀김옷을 입혀서 튀긴 것에 달고 새콤한 탕수 소스를 곁들여 먹는 한국식 중국요리다. 탕수 소스는 설탕, 식초, 야채, 녹말물 등을 기본 베이스로 끓여서 만든다. 1882년 임오군란 때 건너온 청나라 화교들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청의 탕추 요리를 한국화 한 것이 한국식 탕수육의 원조라고 전해진다. 짜장면, 짬뽕, 만두와 더불어 중국집이라고 불리는 식당에서 제공하는 주요 인기 메뉴에 속하며,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탕수 소스의 '부먹'과 '찍먹'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부먹 스타일이다. 탕수육의 어원은 중국어 탕추러우(중국어: 糖醋肉, 병음: tángcùròu 한국 한자음: 당초육)의 "탕추(tángcù)"를 음차하는 과정에서 [tsʰ]가 [s]로 약화했다. 음차한 외래어 "탕수"와 한자어 "육(肉)"이 결합한 낱말이었으나, 두 번째 음절인 "수"가 한자어 수(水)로 역성되어, 표준국어대사전에 현재 탕수육((*糖)水肉)으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식 중화요리 탕수육의 유래
당(糖)과 식초(醋)가 들어간 탕추(糖醋, 탕초, sweet and sour) 소스를 활용한 요리법은 중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래된 요리법이며, 각 지역마다 이름과 형태가 조금씩 다른 유사 요리들이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의 조리법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한국과 일본 및 동서양의 여러 국가들에도 전해지면서 조금씩 형태가 섞이고 변화되어 전해졌다. 중국 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북경과 산동 등 동부 해안 주변 지역의 "탕추리지(糖醋里脊, 탕초리척)"이다. 등심 부위를 손가락처럼 긴 모양으로 잘라 전분 반죽을 묻혀서 튀긴다. 녹말이 들어가서 걸쭉한 탕추 소스를 사용하지만 한국식 탕수육과 달리 소스에 양파, 오이 등의 야채가 들어가지는 않으며 신맛이 강한 편이다. 한국식 중화요리가 19세기말~20세기 초 산둥성 출신 화교들이 인천으로 건너와 개점한 청요리집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한국식 탕수육의 가장 직접적인 유래로 여겨진다. 둥베이 지역에서는 "궈바오러우(鍋包肉, 과포육)"가 대표적인 요리다. 궈바오러우는 만주족의 만주 요리에서 유래했으며 고기를 크고 넓적하고 얇게 저며 감자전분 반죽을 묻혀서 튀긴다. 튀김은 겉은 바삭하지만 안은 쫄깃한 편이다. 소스는 국내에서 취급하는 가게들의 경우 점도가 낮고 신 맛이 강한 소스, 진득하고 붉은빛이 나는 양념치킨 소스 같은 느낌의 소스, 탕수육 소스와 비슷하지만 색이 밝고 찐득한 소스 등 가게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어느 게 정석이라기보다는 원래 동북 지방에서도 지역마다 주로 먹는 소스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는 모양이다. 한국에서는 흔히 '꿔바로우/꿔바러우' 등으로 불리며, 2010년대에 한국에 양꼬치/훠궈, 마라탕을 취급하는 중국식 양고기 전문점이나 마라탕집에서 동북 요리를 함께 많이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매우 잘 맞는 요리였기 때문에 현재는 양꼬치집이나 마리탕집이 아닌 일반 중화요릿집에서도 판매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요리가 되었다. 둥베이 지역에는 꿔바로우 이외에도 류러우돤(溜肉段, 유육단)이라는 돼지고기 요리가 있다. 길게 자른 고기를 튀겨 소스에 볶아낸 비주얼은 한국식 탕수육과 비슷하게 보이나, 간장과 굴소스 등으로 만든 짠맛의 소스를 사용하므로 설탕과 식초로 만든 소스를 사용하는 탕수육과는 다른 계열의 요리이다. 한국의 동북요리를 취급하는 식당에서 한국식으로 읽은 '유육단'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깐풍육 또는 라조육과 비슷한 맛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광동 지역에서는 "구라오러우(古老肉/咕咾肉, 고로육)"가 대표적이다. 고기를 정육면체로 썰어 튀김의 크기가 작고 동글동글하며 마른 녹말을 입혀 튀기는 것이 특징. 구로육은 한국식 탕수육, 탕추리치, 꿔바로우와 달리 비계가 있는 고기를 쓰기도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소스에 토마토케첩과 파인애플이 들어간다는 것. 서양으로 가장 많이 전파된 스타일이며 Sweet and Sour Pork 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양의 중국요릿집에서 많이 볼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한국 탕수육 소스에 케첩을 넣는 형태나 파인애플을 비롯한 과일이 들어가는 형태가 많아졌는데, 이것이 대만 계열의 화교와 홍콩의 광동식 요리 구로육으로부터 받은 영향일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일본에서는 스부타(酢豚)가 대표적인 중화요리 중 하나이다. 피망, 양파 등이 들어간 소스가 얇은 튀김옷의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져서 나오며, 한국 탕수육에 비해 단맛이 덜하고 신맛이 강한 편이다.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조리시 소스에 파인애플을 넣는지에 대한 여부로 호불호 논쟁거리가 되는 경우가 있다. 대만에서도 탕추리지(糖醋里脊)와 구라오러우(咕咾肉)가 대중적인 요리다. 한국의 몇몇 중국집에서는 '대만식 탕수육'이라는 이름으로 소스 없이 고기와 향신료, 마늘, 야채 등이 바삭하게 튀겨진 요리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중국집에서 판매하는 덴뿌라와는 형태가 다른 요리이며, '대만식 돼지고기 마늘튀김'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설탕과 식초를 사용한 소스가 들어가지 않는 이상 '탕수'라고 지칭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북한에는 삼겹살 고기로 만든 '세겹살탕초즙'이라는 요리가 있다. 태국에는 중국에서 건너온 쁘리어완(쁘리요완, priew wan)이라는 탕수육과 유사한 요리가 있다. 이름은 달고 시다는 뜻으로 볶음 요리는 팟 쁘리어완, 튀김 요리는 텃 쁘리어완으로 불린다. 돼지고기(무), 닭고기(까이), 소고기(느아), 생선(쁠라) 등의 종류가 있다. 한국의 태국 식당들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주로 닭고기를 볶은 형태(까이 팟 쁘리어완)가 많다.
한국식 중화요리 탕수육의 역사
탕추(糖醋) 소스를 활용한 육류, 어류 요리법은 중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래된 요리법이다. 광동 지역 음식인 꾸로우욕(古老肉)의 경우 19세기 중반 아편 전쟁 이후 광동 지역에 들어온 영국인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상인들이 개발했다는 설이 있다. 뼈째 튀겨내는 탕추파이고(糖醋排骨)이라는 기존의 돼지갈비 요리를 젓가락질이 서툰 영국인들이 포크만으로 쉽게 먹을 수 있도록 고기만을 동그란 덩어리로 튀겨내는 새로운 요리를 만들었다는 것. 영국인들의 항의로 청나라 조정이 조정 요리사들을 동원해서 개발하였다는 설도 있다. 동북 지역 음식인 꿔바러우(锅包肉) 또한 하얼빈에 방문하는 러시아인들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설이 있다. 한국에서는 19세기 말 인천 개항 이후 산둥성 출신의 화교들이 인천에 차이나타운을 형성하고 식당을 영업하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중국 요리가 퍼져나가기 시작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중국 요릿집이 자리 잡았다. 이미 1930년대 신문 기사를 보면 탕수육이 대표적인 중국 요리로 소개되고 있다.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에서도 중국집 탕수육과 우동이 언급된다 링크. 1960년대 이후 중국집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고, 당시로서는 흔히 접하기 힘들었던 고기 요리라는 점에서 탕수육은 중국집 고급 요리의 대표격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1990년대 이전, 과거의 중국집에서는 덴뿌라라는 별도의 메뉴로 탕수 소스 없이 고기 튀김만을 판매하기도 했다. 지금도 소수의 오래된 중국집에서는 메뉴에 "덴뿌라" 혹은 "고기 튀김" 라는 이름으로 파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푹신하고 바삭한 튀김을 그냥 소금이나 간장에만 찍어서 먹어도 매우 맛있다. 딱딱할 정도의 바삭함을 강조하는 형태로 변형된 현재의 탕수육이 원래는 부드러운 튀김 요리였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집 메뉴에 덴뿌라나 고기튀김이 있다면 튀김에 자신 있고 실력 있는 집으로 봐도 무방한데, 고기의 질과 신선함, 요리사의 튀김 실력이 소스의 새콤달콤한 맛으로 포장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덴뿌라를 파는 집을 방문한 유튜브 영상 소스 또한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화교 요리사들이 내놓던 탕수육은 달고 신 맛이 있긴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밋밋한 느낌마저 드는 맛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스가 부어진 탕수육을 진간장 + 식초 + 고춧가루를 섞은 장에 한 번 더 찍어 맛의 균형을 잡았던 것. 그때의 습관이 이어져서 여전히 탕수육을 소스에 담근 후 간장에 한 번 더 찍어먹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도 오래된 중국집에서는 예전 식의 부드러운 튀김과 맑은 색 마일드한 맛의 소스를 찾아볼 수 있다. 한편 7-80년대 들어서 대만과 홍콩의 광동 요리의 영향으로 탕수육 소스에 토마토 케첩을 사용해 좀 더 강한 색깔과 맛을 내는 식당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현재와 같은 대중화된 탕수육의 형태는 1990년대 이후, 배달 전문 중국집과 저가 탕수육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면서 저가 경쟁과 배달 음식화의 결과로 변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원래의 탕수육은 질 좋은 녹말로 반죽한 고기를 주문 즉시 튀겨내서, 소스를 부어도 바삭함과 폭신함을 유지하는 난이도 높은 고급 요리였다. 후발 주자들은 원가 절감과 조리의 편의를 위해 튀김 반죽에 밀가루와 화학팽창제를 넣고, 미리 튀겨 놓았다가 딱딱하게 다시 튀겨내는 탕수육을 만들어 냈다. 소스 또한 떨어지는 튀김의 맛을 감추기 위해 케첩과 과일 통조림을 듬뿍 넣어 새콤달콤하고 자극적인 맛으로 바꾸어 놓았다. 저렴한 가격과 자극적인 맛을 무기로 저가 탕수육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났고, 기존의 중국집들도 이를 따라 하며 가격 경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중국집들이 탕수육의 가격을 낮추고 세트 메뉴 등을 내놓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 탕수육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이런 과정에서 탕수육은 저가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동시에 탕수육은 짜장면, 짬뽕과 함께 부담 없이 시켜 먹는 대중적인 음식의 지위 또한 차지하게 되었다. 1990년대 배달 음식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달 전문 중국집들이 늘어났다. 중국집들은 배달 시에 튀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딱딱할 정도로 바삭하게 튀겨냈고, 튀김과 소스를 따로 포장했다. 이는 탕수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취식 형태를 바꾸어 놓았다. 고기 튀김과 탕수 소스가 하나가 된 형태의 음식이 탕수육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또 다른 배달 음식인 프라이드치킨처럼 소스와 튀김을 별개로 인식하거나, 소스 없는 튀김만을 탕수육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한 따로 나온 튀김의 바삭한 맛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서 탕수 소스를 찍어 먹는 식으로 취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서 탕수육은 원래 마일드한 탕수 소스를 푹신하고 부드러운 튀김위에 붓거나 살짝 버무리듯이 볶아서 완성된 형태로 제공하는 고급 중국 요리였지만, 시대의 흐름과 함께 바삭한 튀김과 새콤달콤한 맛이 강조된 소스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변화되었고, 배달 탕수육이 일반화되며 튀김에 탕수 소스를 따로 찍어 먹는 취식 형태가 전통적인 부어먹는 취식 형태를 위협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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