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부대찌개거리는 옛 양주 군청 옆에 부대찌개 음식점들이 모여 형성된 음식특화 거리로 지정·운영되고 있는 관광테마골목 중의 하나이다. 부대찌개의 ‘부대’는 한국전쟁 직후 주둔한 미군 부대를 지칭하는 말로, 군인들이 먹었던 음식이 아니라 미군부대 주변 지역에서 먹기 시작한 음식이었다. 먹을 것이 귀했던 그 시절 미군부대에서 나온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서양식 재료에 김치, 고추장, 떡 등의 전통재료를 넣어 우리 입맛에 맞게 얼큰하고 시원하게 끊여 먹었던 것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서는 시에서 원조식당으로 일찌감치 공인받은 ‘오뎅식당’을 중심으로 총 12개의 식당이 모여 있으며 매년 10월 의정부명물찌개 음식축제를 열고 있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2008년 SBS 드라마로도 방영) ‘식객’에서 입양아 '테드오'가 의정부에서 찾은 추억의 맛 에피소드에서 부대찌개의 유래와 함께 우리 역사의 아픈 이면을 다루어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며, 자차 이용 시 주차는 식당별로 상이하므로, 식당에 개별 문의 후 이용하면 된다. 길 건너편에 의정부시퓨전문화관광홍보관을 비롯해 행복로, 의정부제일시장, 의정부역 동부광장 등이 도보권에 있다.
의정부식 부대찌개
의정부와 동두천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부대찌개 이전 형태인 '부대볶음'을 판매하는 가게가 몇 곳 있다. 이 지역에서 나이 많은 오래된 토박이들에게 부대찌개 역사를 물어보면 원래는 부대볶음이 먼저였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단순히 오뎅식당 허기숙 진술뿐만 아니라 이 지역 연로 토박이들의 진술도 부대볶음이 먼저 나왔고, 그 후에 부대찌개의 등장으로 부대볶음이 사라졌다는 내용이 일치한다. 현재 부대볶음은 의정부에서도 부대찌개의 사이드메뉴 형태로만 남아 있다. 의정부가 '부대찌개'라는 이름을 널리 퍼트리게 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서울 강북권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서울의 모든 중심이 종로~명동에 집중되어 있던 시절, 의정부는 서울 도심에서 접근하기 용이하고 서울 강북권보다 훨씬 크게 번화했던 지역이었다. 당장 지하철 1호선만 하더라도 의정부 및 의정부북부역(현재 가능역)까지 운행이 시작된 때와 평택까지 운행이 시작된 때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지리적 특징은 심지어 김성모의 러키짱에도 흔적이 있는데, 괜히 럭키짱 끝판왕이 의정부 조폭인 것이 아니다. 2번째는 의정부에는 제306보충대대가 있어서 전국에서 많은 청년들이 입영을 위해 의정부로 몰려오곤 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전국 각지에서 입영을 위해 몰려온 청년과 그들의 가족 및 친구들, 그리고 외박 및 휴가 나온 군 장병들이 의정부에서 부대찌개를 접하게 된 경우가 꽤 많다. 이런 유래 때문에 부대찌개하면 왠지 의정부를 떠올린다. 의정부 사람들은 가끔 함량 미달의 부대찌개를 보면 "김치찌개에 건더기를 좀 많이 넣는다고 부대찌개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 하기도 한다. 분명 부대찌개는 섞어찌개의 일종이지만 "건더기 많은 김치찌개"와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다른 음식의 경우 음식점들이 너도 나도 "원조" 간판을 내걸지만 의정부시에는 공인받은 원조 부대찌개집, "오뎅식당"이 존재한다. 또한 여기서는 그 지역 최초로 부대찌개를 만들어 낸 할머니를 이어 아들, 손자가 운영하고 있다. 원조 할머니의 증언에 따르면 최초의 부대찌개는 국물이 거의 없는 볶음의 형태였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의 형태로 되었다고 한다. 의정부시는 이 오뎅식당이 있는 길거리를 "부대찌개 거리"로 지정하고 매년 부대찌개 축제를 하는 등 부대찌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부대찌개 거리에는 오뎅식당 외에도 많은 부대찌개 식당이 있지만, 판매량은 오뎅식당이 압도적. 실제로 가 보면 다른 식당들은 문 앞에서 종업원이 적극적으로 손님을 끌어들이고자 홍보 활동을 하는데, 정작 손님들은 아무런 홍보도 안 하는 오뎅식당 문 앞에 줄지어 서서 자리 나길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참고로 부대찌개 거리에는 오뎅식당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2군데 있으니, 유사품에 낚이지 말자. 만화 식객과 1박 2일에 나온 부대찌개 식당은 허기숙 오뎅식당이고 이 식당은 1960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유명세에 비해 본점이 너무 협소하자 인근에 부지를 사서 확장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 확장 부지 맞은편에 있던 정순옥이 운영하던 '친구네 집'이라는 식당이 2012년 3월부터 오뎅식당이라는 똑같은 간판을 걸고 장사를 시작했다. 게다가 '원조', '본점', '부대찌개 상표 출원' 같은 문구를 간판과 유리창에 넣으면서 어그로를 시전 했다. 당연히 법정 싸움이 벌어졌다. 기사 참조. 결과는 상호를 먼저 쓴 허기숙 오뎅식당의 승리.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정순옥 오뎅식당을 두고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일으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서비스표를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썼으니 '유사품에 낚이지 말자'는 표현은 심한 표현이 아니다. 결국 정순옥 오뎅식당은 "오뎅부대찌개"로 상호를 바꾼 채 지금도 영업 중이다. 원조 허기숙 오뎅식당을 바로 찾고 싶다면, 부대찌개 거리 입구에 들어와서 바로 왼쪽에 보이는 식당이다. 옆집에 '형네식당'이라는 부대찌개집이 있다면 빙고. 그 집이다. 이 형네식당 사이로 본관과 별관이 있다. 아예 확실히 하기 위함인지 2018년 이후에는 "허기숙 오뎅식당"으로 상호를 바꿨으므로 알아보기 더욱 쉬워졌다. 참고로 별세한 초대 사장이 상당히 성격이 강해서 부대찌개 거리를 자주 오는 의정부 시민들은 이 곳을 잘 안 가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허기숙 오뎅식당은 의정부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서울특별시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몰과 은평구 진관동 롯데몰 은평, 인천공항 2터미널에 분점을 냈다. 식당에 따라 부대찌개에 떡, 콩나물, 콩 통조림을 넣는 경우가 있지만, 오뎅식당의 부대찌개는 그런 잡다한 재료들은 일절 넣지 않고 햄, 김치, 파, 다진 고기, 당면 등 기본 재료들만으로 깔끔한 맛을 살려내고 있다. 떡이나 라면, 감자만두 등을 사리로 추가 가능하다. 여기는 1인분도 준비해 주니, 한국판 고독한 미식가를 찍고 싶다면 환영이다. 물론 오뎅식당이 인지도가 높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람의 입맛은 기본적으로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식당이 마음에 들 수도 있다. 실제 의정부시에 연고가 있고 부대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뎅식당 맛이 최고냐'고 물으면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오뎅식당도 201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원조 할머니의 은퇴와 부고 등을 거치면서 옛 맛이 안 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손님들의 입맛 자체가 변해가니 원조를 자부하는 오뎅식당도 여기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부대찌개 거리에 있는 부대찌개 식당 중 문을 닫는 곳도 있고, 부대찌개를 하다가 업종을 변경한 곳도 있다. 부대찌개 거리에 있는 식당 사이에도 수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 오뎅식당만이 진리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데나 들어가면 지뢰를 밟을 수 있다. 차라리 관공서 밀집 지역인 경기도청 북부청사나 의정부시청 인근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도 기존 양주군청(양주군청은 2000년에 남방동으로 이전)과 인접해있다. 하드코어 한 부대찌개를 끓이는 의정부 가정식 버전 중에는 치즈를 넣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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