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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한국 지역별 음식 4 용인 백암순대

by 또바기벗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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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암순대 >

 

 백암순대는 잘 다진 두부, 호박, 숙주, 부추, 콩나물 등의 재료를 선지와 섞어 갖은양념을 한 다음 돼지창자 속에 집어넣고 찐 음식이다. 일반 순대와는 달리 풍성하게 들어간 채소로 인하여 돼지 내장의 잡맛이 적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백암순대의 역사

 백암순대는 원래 경기도 죽성(현재 안성시 죽산면 소재)지역에서 먹던 토속음식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죽성이 퇴조하면서 인근 고을인 용인 백암면의 5일장을 통해 전승되어 온 음식이다. 백암장은 보통 ‘쇠전’으로 불리는 우시장이 유명했다. 정조의 정책으로 성장한 수원장과 더불어 용인 백암장은 2만 두 이상 거래되었던 곳이었다고 알려져 백암장의 당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백암순대는 함경도 출신의 이억조(여, 1909~1996)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쯤 ‘풍성옥’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며 국밥과 순대를 만들어 팔면서 알려지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백암장의 순대와 순대국밥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져 백암장은 ‘순대 장’이라고도 불렸다. 이처럼 백암순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공장에서 만드는 순대와 달리 순수 돼지 내장에 다양한 채소와 신선한 재료를 다져 넣고 직접 삶아 만드는 데 있다. 채소가 많이 들어간 순대는 그 맛이 담백하다. 백암순대가 유명해진 데는 순대의 재료가 되는 돼지 부속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한몫하였다. 백암지역의 돼지 사육 두수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백암순대를 탄생시킨 백암장

 천안 병천순대와 쌍벽을 이루는 용인의 백암순대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백암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백암은 원래 행정상 죽산군 근삼면에 속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14년 용인군으로 편입되었으며 지리적으로 경기도의 중심에 자리해서 물자들이 오고 가는 통로였다. 용인을 대표하는 김량장과 두 축을 이룬 백암장은 조선 시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우시장이 서던 곳이라서 장이 서는 엿새하루장(매월 1,6일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고로 조선 시대 15세기 말에 시작된 열흘장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그 수가 증가하여 17세기 후반부터 5일장으로 발전하였다. 이는 보부상들이 시장을 옮겨 다니기에 알맞은 기간이 5일이어서 대개 군 단위로 서너 곳의 장이 번갈아 열렸는데, 용인만 해도 용인장(구 김량장)은 열흘닷새장(매월 5,10일장)으로 열려 같은 군에서 한 달 새 15~20번 정도의 장이 섰던 것이다. 1770년에 간행된 『동국문헌비고』에 의하면 백암의 원래 지명은 배관(排觀)이었다. 50여 년 후 발간된 『임원경제지(1827년)』에는 배감(排甘)으로 표기가 바뀌고 이것이 순우리말 배개미를 거쳐 19세기 초반에 백암(白岩)으로 정착되었다. 1924년 『조선의 시장』에 따르면 당시 매상고로 100만 원이 넘는 수원장, 안성장에는 못 미치지만 30만 원을 능가했던 백암장은 당시 쇠전으로 불리던 전국 655곳의 우시장 중에서도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함북 명천장이나 길주장에 버금갈 정도의 규모를 자랑했다. 쇠전이 커지자 쌀을 파는 싸전뿐만 아니라 의류, 생선, 술, 야채, 과일 등 상인들도 가세하여 정육점, 음식점도 덩달아 흥성했다. 이로써 훗날 ‘백암순대’라는 지역명을 딴 음식이 출현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용인의 전통시장은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1975년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상가와 상설시장이 많이 등장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1963년 6월부터 축협의 가축 직거래가 이루어져 소의 유통망에 변화가 생기면서 백암장 쇠전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1980년대 들어 우시장이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지역 내 농업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 이곳이라 질 좋은 백옥쌀을 등에 업고 싸전이 융성해지고 4~5월 한 달 동안 모종 시장이 성시를 이루게 되었다.

영양 좋은 백암순대

 순대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이다. 백암순대의 기본 재료인 돼지의 내장과 선지에는 단백질과 철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빈혈과 어지럼증을 예방하고, 내장 속에 넣는 다양한 채소에는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하다. 함께 들어가는 찹쌀 등의 재료를 통해 탄수화물도 섭취할 수 있으므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모듬순대로 내놓는 머릿고기와 오소리감투도 순대의 맛을 더한다. 머릿고기는 살코기와 달리 특유의 돼지냄새가 적으면서도 쫀득한 맛이 일품이고, 오소리감투는 돼지의 위장 부위인데, 그 양이 적어서 눈 깜짝할 새 오소리처럼 사라지거나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모습이 감투를 쓰려하는 모습과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 맛이 쫄깃하고 구수할뿐더러 위의 연동운동을 도와 소화불량에 효과가 있고 위를 따뜻하게 하므로 몸이 차거나 소변이 잦은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한편 순댓국은 돼지 뼈를 긴 시간 우려 만든 육수에 순대와 내장, 허파, 간, 염통, 머리고기 등 각종 돼지부속물을 함께 넣어 끓여 먹는 국밥 형태의 음식으로서 핏물을 뺀 돼지 뼈와 대파, 통마늘, 생강 등을 함께 넣어 24시간가량 푹 끓인다. 기호에 따라 양념장을 넣어 얼큰하게 먹기도 하며 부추로 만든 겉절이나 김치, 깍두기를 곁들이면 궁합이 잘 맞는다.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김영성 교수는 “순댓국은 나쁜 병균을 몰아낸다. 납, 수은 등 우리 몸에 유해한 독소를 해독시켜 줄 뿐 아니라 비타민F라 불리는 리놀산(linoleic acid)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비타민을 다량 함유한 건강식”이라고 말한다. 리놀산은 혈액의 콜레스테롤치를 줄여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고, 순대 국물과 부속고기에 풍부한 단백질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순댓국과 순대로 따뜻한 하루를 즐겨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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