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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한국의 전통주 3-2탄 경상도의 전통주

by 또바기벗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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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유명 전통주 중 안동소주>

이전 글에 이어서 경상도의 다양한 전통주를 소개하겠다. 

안동소주(안동시)

동아시아의 다른 증류주들과 마찬가지로 소주의 역사는 13세기 몽골 제국이 고려를 침공하면서 아랍권의 증류 기술이 전해졌고 그로 인해 탄생하면서 시작되었다. 확고한 기록은 없으나, 원나라의 일본원정 당시 충렬왕 일행과 몽골 제국군이 안동에 와서 머물면서 증류 기술 또한 안동에 자리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전에 가장 고급 술이던 청주를 증류해 만들어진 것이 소주이며, 안동 지역의 명문가들에 의해 안동에서도 소주가 가양주 형태로 만들어지게 된다. 조선 초중기에 들어서는 안동 지역의 소주가 기록에 여러 차례 등장하여 안동소주의 위치와 인지도가 확고해졌음을 알 수 있다. 수운잡방, 음식디미방, 온주법 등 다양한 요리서에 안동 지역의 소주가 등장한다. 안동 지역의 소주는 이렇게 전근대부터 유명하였으나 이 술이 '안동소주'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진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안동시 남문동[4]에 설립된 안동주조회사(安東酒造會社)의 제품인 제비원표 소주가 1920년대부터 외지인들에게 안동소주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면서부터이다. 이후 전통주에 불리한 주세법, 산미증식계획으로 인한 양곡 유출과 태평양 전쟁, 6.25 전쟁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일본에서 유래한 희석식 소주(갑종소주)와 힘겹게 씨우면서 명맥을 잇고 있었지만[5] 1962년 양곡관리법의 개정으로 쌀을 많이 소모하는 전통주의 생산이 금지됨에 따라 순곡소주인 안동소주의 상업적 생산은 중단된다. 이후 다른 전통주들처럼 가양주(사실상 밀주) 형태로 생산되며 명맥을 간간히 이어 오다가 1987년 5월 13일 안동소주의 제조법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6] 1988년에는 국가 지정 8대 민속주로 지정되었으며[7], 1990년부터는 양곡관리법이 개정되어 민속주로서 생산이 재개된다. 현재는 아래의 8개 업체에서 안동소주를 생산 중이며, 그 중 2곳의 제조자는 식품명인으로 지정되어 있다. 식품명인 제6호 박재서 명인과 식품명인 제20-가호인 김연박 명인이 제조한다. 경북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어 있다.

하향주(대구광역시)

하향주는 유가면에 거주했던 밀양 박씨 종가에서 전승된 술이다. 연꽃 향기가 난다고 해서 하향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화, 찹쌀, 누룩, 비슬산의 맑은 물 등을 사용해 빚는다. 청주와 비슷한 맛이 나며, 입에 머금으면 연꽃향이 감돈다. 기원은 신라 흥덕왕(재위 826~836)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성국사가 수도한 비슬산 유가사 도성암이 불에 탄 후 보수하면서 인부들을 위해 빚은 술이 토주였다. 이 술이 비슬산 일대 민가에 전승되면서 하향주가 됐다고 한다. 조선 광해군 때는 비슬산에 군사가 주둔하고 있을 때 주둔 대장이 왕에게 이 술을 진상했더니, 광해군이 "독특한 맛과 향이 천하 약주"라고 칭찬했다는 설이 있다. '동의보감'에도 하향주는 '독이 없으며 열과 풍을 제거하고 두통을 치료하고 눈에 핏줄을 없애고 눈물 나는 것을 멈추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구매 할 수가 없다.

호산춘(문경시)

호산춘은 당나라 때부터 있었던 술로 전북 익산시 여산면의 술로 알려져 있다. 본디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서 저의 농서 겸 가정생활서에 수록된 내용에서 호산춘은 전라도 여산 지방의 특주로써 호산춘 壺山春 이라고 표기한다. 방촌 황희 정승의 탄생을 기리면서 사용된 문경 호산춘은 여산 호산춘과 계보를 달리한다. 문경 호산춘 湖山春 은 물가 호 湖 자를 쓰고 여산은 호리병 호 壺 자를 쓰는데, 이는 농서 산림경제에 기록된 술 빚는 방법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경지방이 원래 산수가 아름답고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라 호산춘 湖山春 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이 물과 산과 봄을 느끼고 연상하게 하는 호산춘이라 부른 것이 상당히 낭만적이고 풍류적이다. 문경에서 정착한지 오래된 술이라 주체적인 부분이 있으며 그렇게 구전되어 오고 있어 본가에서는 호산춘이라 변경하여 부른다. 보통의 술이 대부분 끝에 술 주 酒 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봄 춘 春 을 붙이는 술들이 일부 존재했다. 당나라에서는 맑고 깨끗하여 향이 뛰어난 술에 춘 자를 붙였다. 최고급 술에는 붙이는 것으로 서울의 약산춘, 평양의 벽향춘 등이 대표적이다. 호산춘은 신선들이 탐할 만한 술이라 해서 호선주 好仙酒 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2020년 현재는 23대손 황수상 장인이 명맥을 잇고 있다.

국화주(함양군)

지리산 국화주는 늦가을 서리를 듬뿍 맞은 야생 들국화만을 고집한다. 들국화는 다년초로서 그 종류는 많지만 그 중 식용과 약용으로 쓰는 감국(甘菊)을 으뜸으로 친다. 감국은 줄기가 붉은색을 띠며 맛이 달고 향기가 높기 때문이다. 국화주는 매년 11월 꽃송이가 손톱만한 산국이나 감국을 채취, 생지황과 구기자, 찹쌀 등을 섞어 빚는다. 국화주는 자양강장제, 두통치료제 등으로 옛날에는 가정에서 상비약처럼 즐겨 담던 술이다. 경남 함양은 전통적인 약주를 빚는 방법에 가양주(家釀酒)로 국화주를 제조해 왔다. 그러나 일제시대 우리 문화 말살정책으로 명맥이 거의 끊길 뻔하다가 최근에 복원되어 양산체계를 갖추게 됐다. 국화주는 지리산 자락의 맑고 깨끗한 물, 서리맞은 야생국화, 구기자, 생지황, 찹쌀, 누룩 등이 주원료로 4단계의 양조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술을 빚는 데 걸리는 기간은 날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10~15일 정도. 장인의 손을 거쳐 나온 국화주는 담황색을 띠고 그윽한 향이 코 끝에 스며든다. 알코올농도는 16%로 부드러우면서 달짝지근한 맛을 내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국화는 예로부터 상서로운 영초로 인식되어 왔다. 이로 인해 국화주는 세시음식으로 인기가 높았고 중국에서도 일찍이 명주로 꼽아왔다. 중국에서는 음력 9월9일 중양절(重陽節)에 국화주를 즐겨 마셨다. 이날 술을 마시면 재앙을 쫓고 무병장수한다는 전설도 내려오고 있다.

스무주(고령군)

고령 유일의 전통주인 ‘스무주’는 조선 효종 때 궁중에서 가져온 술을 성산이씨 문중에서 가양주로 개발, 전승해 온 술이다. 한동안 단절됐다가 150년 전에 재현된 스무주는 제조법이 까다롭다. 전수자 중 현재 유일하게 제조하고 있는 고령읍 본관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권귀순씨가 자동화 설비를 통해 스무주를 만들고 있다. 조선 효종 때 군위 현감이었던 죽포공(竹圃公) 이현용(李見龍)이 궁중에서 가져온 술로, 한동안 단절됐다가 150여 년 전에 재현돼 가양주로 전승돼 왔다. 그러다가 50여 년 전부터는 일족의 여러 가정에도 두루 전파돼 현재에 이르렀다. 스무주는 떠내기 시작한지 20일 후 끓여서 식힌 물과 일주일 후에 술을 떠낸 다음 끓여서 차게 식힌 물을 부어 일주일 후에 술을 떠내는 술이라 20일주라고도 하며, 술을 빚어서 20일 만에 먹을 수 있다고 하여 스무주라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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