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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한국의 전통주 4-1탄 전라도 지역의 전통주

by 또바기벗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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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전통주 중 보성 강하주>

 이번 글에서부터는 전라도 지역의 전통주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전라도에도 다양한 전통주가 있다. 잃어버린 전통주도 있지만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전라도의 전통주에 대해 알아보겠다.

강하주(보성군)

 강하주는 과하주라고도 한다. 건강증진을 위한 술로 첨가하는 약재와 지역에 따라 독특한 맛과 향을 살린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통 민속주이다. 일제의 주세법과 개발시대의 편협한 논리로 대부분의 우수한 전통주가 사라지고 말았다. 강하주도 예외일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 문화의 한 요소인 전통주를 찾고 지키고 키워나가는 일은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보성 강하주’는 보성군 회천면 지역을 기반으로 전승되어온 전통주로 향과 맛이 진하고 숙취가 없으며, 마실 때 부드럽고 뒷맛이 개운하다. 재료로 밀, 보리, 멥쌀, 찹쌀 등 주곡(主穀)이 다 들어가는 술로 전국적으로도 유래가 드물다. 특히, 보리를 사용하여 증류주를 만드는 전라도 지역의 특징적인 기법을 간직하고 있다. 양조기법상으로 밑술, 덧술, 증류주 첨가 등 중양(重釀) 후 혼양(混釀)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선진 양조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회천면지역에서 전승 작업을 하는 도화자씨는 16세(1963년)부터 어머니로부터 배워왔고 그 어머니는 또한 외할머니로부터 배워온 즉 3대에 걸쳐 전승되어 온 강하주 전승자이다. 보성 강하주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고, 시판되는 희석식 소주에 밀려 중간에 약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전통주 맥잇기 사업의 일환으로 온전히 복원하여 전승하고 있고, 일반 대중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보성 강하주는 전통의 보편성과 지역적 독창성을 지니고 있는 술이다. 그리고 현대의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서도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약주로 선인들의 지혜와 과학성이 입증되었으며, 지역적 전통을 충실히 이어오고 있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45호로지정되어 있다.

송순주(김제시)

 약 400년 동안 김제 지역에 전해 내려온 송순주(松筍酒)는 경주김씨 가문의 밀장 된 가용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김제시 요촌동에 사는 90세 고령인 배음숙(裵陰淑) 할머니의 구전(口傳)에 의해 전해 내려왔다. 배음숙 할머니는 15세에 김씨 가문에 시집와 시어머니와 시할머니로부터 송순주 양조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주세법(酒稅法)에 의한 단속으로 조상의 제례에나 조금씩 빚어 왔으며, 며느리인 김복순(金福順)에게 비법을 가르쳐서 명맥이 이어져 오던 바 1987년 4월 28일 옛 것을 보호하고 계승하는 차원에서 송순주 제조 기능보유자 김복순이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송순주는 숙취의 두통이 없고 위장병과 신경통에 특효가 있으며 풍치와 강정제로 효과가 뛰어나다. 그래서 술보다는 약으로 먹어왔다. 소주와 청주의 혼합으로 만들어지는 제조 비법도 여기에 기인한다. 송순주가 김씨 집안에 정착한 것은 약 400년 전이지만 처음 만들어진 때는 고려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고가 원나라를 세우면서 독주인 소주가 고려 땅으로 대량 유입되었다. 그런데 초식(草食)을 주로 했던 고려인들의 체질에는 소주가 맞지 않아 술독으로 인해 병들고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이 사회문제로 번져 고려 조정이 한때 금주령까지 내렸으나 실효가 없었다. 이에 따라 독한 술을 중화시킬 방편으로 소주와 곡주를 혼합시키는 송순주가 만들어졌다. 송순주의 내력은 이 땅에 있는 어떤 술보다도 길다. 현재 송순주의 맥을 잇고 있는 김복순[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제6호]의 집안에서 가양주로 전승되어 온 세월만 400년이 넘는다. 김씨의 집안에는 술 만드는 비법만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송순주가 그 집안으로 들어오게 된 내력까지도 구전되고 있다. 조선 선조 때 병조정랑까지 지낸 경주김씨 태사공파(太師公派) 16세손 김탁(金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평소 위장병과 신경통으로 많은 고초를 겪었다.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비법을 수소문하던 부인 완산이씨가 어느 날 산사의 여승으로부터 소나무 순으로 빚은 송순주가 병세에 좋다는 말을 들었다. 양조법을 배운 완산이씨가 김탁에게 송순주를 장기 복용시켰고 병이 호전되었다. 이후 그 소문은 조정에까지 퍼져 송순주는 궁중에서도 즐겨 먹는 술이 되었다. 400년을 이어오며 송순주가 빚어지지 않은 시기는 한국전쟁 때뿐이다. 가양주로 이어졌던 우리 술들의 숨통을 거의 끊어 놓았던 밀주 단속의 여파 속에서도 송순주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만들어졌다. 밀주 단속을 피하려는 노력 또한 아주 각별하였다. 송순주를 빚는 날은 무조건 밤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었다. 한밤중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대문을 닫아걸고 누룩을 디디고 고두밥을 지었다. 술독도 부엌 바닥에 땅을 파서 묻고는 솔잎이나 장작더미로 덮어 철저하게 위장하였다. 술 만드는 일이 편해지기 시작한 것은 밀주 단속이 사라진 1980년대부터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송순주의 명성은 전국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1983년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가 주최한 민속주 심사에서 송순주는 전라북도 지역의 최고 술로 공인받았다. 1987년에는 김복순이 술로는 지역 최초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되면서 송순주 맛을 보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병영소주(강진군)

 주세법 상 증류식 소주, 대한민국식품명인 제61호 김견식 명인에 의해 제조된다. 보리를 원료로 사용하는 소주로 보리 특유의 고소한 향이 특징이다. 과거 전라 병마절도사들이 즐겨마시던 술이 바로 이 보리소주라고 한다.

송화백일주(완주군)

 완주군 모악산에서 만들어진 전통주로 알코올 함량이 38%로 독특한 향기를 지니고 있으며, 송홧가루를 비롯한 자행 약초, 약수와 찹쌀, 멥쌀, 누룩을 혼합해 100일간 발효·숙성시켜 증류한 소주이다. 1,300년 전 신라 진덕여왕 때 부설거사(浮雪居士)가 영희(靈熙)와 영조(靈照) 등의 도반(道伴) 승인들과 함께 수도(修道)하다가 헤어지면서 그리운 회포를 풀기 위해 송화 곡차를 마셨다는 기록이 불교 사화집에 전해온다. 모악산 800m 고지의 절벽 아래 수왕사(水王寺)에서 수도승들이 경선하던 중 기압 차이에 의한 고산병(高山病) 예방을 목적으로 지천으로 널린 소나무 꽃을 이용해 곡차[송화백일주, 송곡오곡주]를 빚어 즐겨 마셨다는 기록이 수왕사 사지(寺誌)에 수록되어 있다. 송화백일주는 수왕사에서 1,000년 이상 비전되어 온 명주로 초의선사의 『진묵대사 유적고』에 ‘사찰의 채식 위주 식생활에서 오는 영양 부족과 고산병 예방을 위해 주위의 자생약초를 원료로 곡차를 빚기 시작했으며, 먹는 것은 무엇이든 심지어 독까지도 몸속에서 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조선 인조 때 고승 진묵대사의 기일에 헌다(獻茶)를 위해 송화백일주를 빚었다고 한다. 수왕사 주지인 벽암[12대 주지]은 ‘천년 신비의 사찰 법주’ 송화백일주의 제조비법을 전수 받아 당시 농림부 지정 전통식품 부문 명인 제1호가 되었으며, 송화백일주는 수왕사 주지들에게만 비전 되어 온 까닭에 일제강점기와 밀주 단속이 심했던 때에도 맥이 끊기지 않았다고 한다. 스님이 술을 빚고 마셨다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시할 수 있으나 곡차와 술은 엄연히 다르며, 술이 차가 될 수 없음은 ‘정신’의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스님은 1992년 절에서 멀지 않은 모악산 아래 완주군 구이면 계곡리에 아예 술도가[송화양조]를 차렸다. 돈보다 송화주의 맥을 잇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였다. 이곳에서는 소줏고리나 재래식 술독 대신 스테인리스로 만든 발효 통을 사용한다. 옛날에는 술에 소나무의 기운을 담기 위해 소나무 큰 뿌리 밑에 술독을 묻었다고 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4호이다.

이강고(전주시)

이강주라고도 한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 죽력고, 감홍로와 함께 꼽은 조선 3대 명주[1] 중 하나로, 이름처럼 배와 생강을 주재료로 하는 약소주이다. 꿀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에 리큐르에도 속한다. 전라북도 전주시의 특산물이기도 하다. 무형문화재 조정형 명인이 빚는다. 조 명인의 가문에서 생산되던 술로, 일제강점기를 즈음해서 대가 끊겼다가 70년 후 조 명인이 연구 후 부활시켜 현재에 이른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2호, 대한민국식품명인 제9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늘날 생산되는 이강고는 전부 이강고가 아닌 이강주라는 상표로 판매되고 있다. 도수는 보통 19도, 25도짜리가 있다. 시중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흔한 이강고는 도수가 19도이고 생강, 계피, 배의 향기가 지나치게 강렬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마시기에 좋다. 단 넘김이 부드러운 거지 19도의 도수는 어지간한 희석식 소주보다 높은 도수이므로 과음은 삼갈 것. 일반적으로 마트에 파는 희석식 소주가 16~17도이다. 아무리 부드러워도 도수가 높으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훅 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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