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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한국의 지역별 전통주 1탄 강원도와 제주도의 전통주

by 또바기벗 2023.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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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와 제주도의 전통주>

 한국에는 지역별 다양한 전통주가 있다. 현재 존재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주가 많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강원도와 제주도의 전통주에 대해 알아보겠다. 강원도에는 옥선주, 불술, 율무주, 감자술, 강냉이술 이 있고, 제주도에는 고소리술, 오메기술, 오합주, 강술, 허벅술, 마농술 이 있다.

강원도의 전통주

옥선주(홍전군) : 조선말엽(고종 38년) 강원도 인제군 내면 미사리에 전주이씨가문의 이용필(이한영명인의 3대조)이란 사람이 살았는데 그의 부모가 원인모를 괴질에 걸렸다. 효심이 지극했던 그는 명의를 찾아 처방도 받아보고 갖은 방법을 다해도 백약이 무효라 부모는 죽을 날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용필은 생각다 못해 단지(斷指)를 하여 나온 피를 부모에게 먹였으나 이 역시 차도가 없자 마침내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기에 이른다. 이것으로 국을 끓여 부모에게 봉양하니 병이 나음은 물론 장수까지 하게 되었다. 이 소문이 인근 고을을 비롯하여 사방에 퍼지게 되고 결국 임금님 귀에도 들어감에 고종은 효자포상과 함께 칙명( 勅命)으로 정3품 통정대부 벼슬을 내렸다. 뜻밖으로 황은까지 입은 이용필은 이씨 집안 가양주로 전승되어 오던 ‘옥촉서약소주’를 정성껏 빚어 나랏님에게 진상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오늘의 옥선주로 전승되어 온 것이다. 
’옥촉서약소주(玉蜀黍藥燒酒)’가 이름이 바뀐 것은 당시 임금께 진상할 술을 빚은 이가 4대조 조모님으로 김해김씨 집안에서 시집을 왔는데 술 빚는 재주가 뛰어났다 하며 그분의 이름을 따서 ‘옥선주(玉鮮酎)’라 부르게 되었다. 옥선주는 알코올 농도 40도의 연갈색 순곡증류주로서 화사한 미각은 물론 톡 쏘는듯한 청아한 맛과 청량한 향을 지닌 전통 민속주로서 뒤끝이 깨끗하여 약용주로도 쓰였다. 대부분의 증류주들이 밑술이나 덧술에 부재료로 가향·약재를 넣음으로써 증류과정에서 그 약리적 성분과 향기가 소실되어 버리는데 비해, 홍천옥선주는 증류 후 다시 약재를 넣음으로써 당귀와 갈근 등이 함유한 맛과 향·약리적 작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시판하고 있지 않다.

불술(삼척군) : 삼척시 노곡면 중마읍리에서 전통을 이어 온 불술은 이화자씨 시댁 집안 대대로 전해져서 내려오는 비법을 이화자씨가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았고, 밀주 단속반에 적발되어 큰 돼지 두 마리를 팔아서 벌금을 내야만 하던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지만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기 위하여 수시로 불술을 만들어서 시어른 반주로 올려왔다. 그러다가 시어른이 돌아가신 후부터는 집안 큰일이 있을 때만 간혹 빚었다고 한다. 이후 노곡면 발전을 위한 지역 특산품 선정 과정에서 1998년 11월 당시 농림부로부터 전통 민속주로 추천을 받았고, 1993년 3월에 불술 제조면허 신청서를 제출하여 그해 12월 중부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주류[불술] 제조면허 승인을 받았다. 이후 상품화되어 팔리던 불술이 자금 사정 등으로 인하여 2002년부터 전면 생산 중단되었다. 삼척전통주연구회박병준 회장이 불술 재현에 관심을 기울여서 2011년에 불술 제조법을 전수받아 현재는 불술 제조 및 생산이 안정을 찾았다. 불술은 원래 질거나 된밥이어서 어른들 식사로 올리기에 곤란한 밥, 식사 후 남은 밥이나 금방 상할 것 같은 밥을 이용하여 빚는 술이었다고 한다. 산간 지대인 노곡에는 논이 많지 않아 쌀이 귀하기 때문에 옥수수를 이용하여 불술을 빚는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옥수수를 이용할 경우 옥수수를 갈아서 되직한 죽을 쑤어 사용하기도 하였다. 옥수수로 죽을 쑤면 마치 범벅처럼 생겼다고 한다. 불술을 빚어 마신 노곡 지역은 산간 지대여서 여름에도 밤에는 서늘하다. 이 때문에 술을 익히기에는 적절한 온도 유지가 어려워서 짚불을 피워 발효시키는 불술을 빚는 전통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율무주(황성군) : 율무주는 "매우 좋은 율무를 곱게 가루를 내고 누룩과 쌀을 섞어 술을 빚거나 혹은 자루에 담아서 술에 넣고 달여마시다" 고 중국 명나라 [본초강목]에 나와있다. 또한 율무는 "풍습을 제거하고 근골을 강하게 하며, 비위를 건강하게 한다" 고도 소개한다. 태종실록 23권 태조 12년(1412) 에 보면 검교 한성윤 공부가 율무주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율무와 멥쌀을 함께 섞어 빚은 술로 특이하게도 와인맛이 난다.

감자술(평창군) : 예로부터 평창 지역에서는 감자를 원료로 한 메뉴가 감자부침에서 감자떡까지 10여종에 이르는 식품들이 개발되었으며 특히 감자술이 문헌에 나타난 것은 없으나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를 이어 전해져 왔다. 여과기술이 없었던 시절에는 지금의 막걸리와 같은 탁주형태로 마셨다. 그러나 감자술은 일제 때 밀주 단속으로 반세기 동안 단절되어 오다 '홍성일'씨의 집념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대관령 감자의 껍질을 까 솥에 넣고 찐 다음, 여기에 효소를 넣고 묽게 만든 후 고두밥을 쪄서 담근 밑술을 부어 약 보름정도 발효시키면 감자술이 완성된다. 감자술은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나 와인처럼 마신 후 뒤끝이 깨끗하고 은은하게 취하며 산성체질을 알카리성의 체질로 바꿔주는 효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주(薯酒)라고도 한다.

강냉이술(춘천시) : 옛날부터 강원도 산간지방에서 농부와 아낙네들이 즐겨먹던 민간전래의 강냉이엿술이다. 이 술의 제조방법은 고문헌 『조선무쌍』 신식요리제법에도 소개되어 있는 데, 고문헌 『본초강목』에 의하면 강냉이(옥수수)는 신장염, 배뇨곤란, 위염, 설사, 자궁암, 알콜중독, 치통, 진통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실 때는 부드럽게 취하고 깰 때는 편안하여 숙취후유증이 전혀 없는 술로써 여성들의 미용주로도 사랑받고 있다. 마시는 순간부터 감미로운 황홀경에 녹아들게 될 것이다.

제주도의 전통주 

고소리술(서귀포시) : 이원진이 쓴『탐라지』에 다용소주(多用燒酒)라는 기록이 있는데 바로 이 고소리술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술은 발효주인 오메기술을 증류시킨 것으로 조를 비롯한 잡곡을 재료로 삼았다. 술독에 묻어둔 밑술을 솥에 넣어 고소리로 증류해서 소주를 고아내는 것을 ‘술닦는다’라고 하고, 그 술을 두고 고소리술이라고 한다. 제주도에서 소주를 빚는 전통적인 용구로는 소줏돌과 고소리 두 가지가 있다. 소줏돌은 솥뚜껑처럼 돌을 다듬어 만든 것인데, 한가운데 구멍이 나 있다. 고소리는 소주를 고아내리는 오지그릇이다. 고소리술을 만들 때 누룩이 썩어서 검은색이 나지 않아야 하고, 술이 신맛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쪄낸 술떡을 잘 식힌 뒤 누룩에 반죽해야 한다. 또, 고소리에서 헛김이 새 나오지 않도록 띠를 잘 매줘야 하며, 일정하게 불을 지펴주어야 한다. 고소리술은 현재 기능보유자 고 김을정(1925 ~ 2021.3.15)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오메기술(서귀포시) : 제주에서는 탁주(막걸리)를 두고 ‘오메기술’이라고 하는데 이는 탁주를 만드는 술떡의 이름인 ‘오메기’에서 비롯됐다. 오메기술은 예로부터 쌀이 귀한 제주에서 조를 주 재료로 해 연자방아나 맷돌로 빻아 맑은 물로 빚어낸 순곡주다. 하나의 독에서 청주와 막걸리를 함께 얻을 수 있다. 걸쭉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난다. 제주의 토양은 돌이 많은 화산회토로 논이 거의 없어 쌀이 귀했다. 이런 제주의 환경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좁쌀을 재료로 빚은 술이 오메기술이다. ‘좁쌀막걸리’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이 술은 담가서 7일 정도면 마실 수 있게 숙성된다. 좁쌀, 누룩, 물 외에는 감미료 같은 첨가물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지만 술이 익으면 솔잎향, 오미자향 등 독특한 향미를 풍긴다.

오합주(제주시) :오합주는 청주, 꿀, 참기름, 계란, 생강 다섯가지를 섞어서 만든 술로 나이 많은 어르신들 중에는 이 술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집안에 몸이 쇠약하거나, 기력이 약하고, 몸 보신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특별히 만들었으며, 좋은 재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마을에서도 부유하게 살던 집에서나 만들 수 있던 술이다. 특히 제주의 민간요법 중에서 제일 알아주는 술이라고 하겠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오메기술을 만든다. 오메기술은 차좁쌀을 반죽하여 동그랗게 만든 다음에 삶아서 오메기떡을 만들고, 그것을 으깨어 누룩과 같이 섞어서 술을 빚은 것이다.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술에서 윗부분인 청주 또는 아랫부분에 깔린 탁배기를 이용하는데, 재료를 섞을 때는 청주, 꿀, 계란, 참기름을 같은 비율로 섞고, 생강즙만 다른 재료의 1/4 정도로 적게 넣는다. 생강즙은 계란이나 참기름의 느끼함을 없애기 위함이다. 옛 어른들은 보통 노란색의 깨가 아니라 반드시 검은 깨(흑임자)로 만든 참기름을 제일 좋다고 여겼다. 또한 꿀도 직접 채취한 토종꿀만 사용했다. 그래서 꿀의 수분을 제거하기 위하여 솥에 넣고 끓이기도 했으며, 그냥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릇에 계란을 넣어서 잘 으깬 다음에 꿀과 참기름을 넣어서 잘 저어준다. 그러고 나서 여기에 청주를 적당히 넣어 잘 저어주면서 섞는다. 이렇게 섞은 다음에 항아리에 넣어서 잘 밀봉하여 발효를 시킨다. 하루에 두세 번 부풀어 오르는데, 그 때마다 잘 저어주어야 한다. 겨울철에는 10일 정도, 여름에는 5일 정도 두었다가 마시는데, 다른 술에 비해 오래 보관할 수 없으므로 마실 수 있는 적당한 양만 만들었다. 색은 담황색이며 진한 맛이 난다. 오합주는 정성으로 만든 술이다. 오메기술을 만드는데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가지만, 오합주는 특별히 집안에 몸이 아픈 사람을 위하여 옛날에는 쉽게 구하거나 사용할 수 없었던 꿀과 참기름을 이용하기 때문에 아주 좋은 보양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제주의 옛 민속 중의 하나일 뿐이다.

강술(제주시) : 예전에 ‘테우리’(목자)들이 한라산 산간 지역의 목장에 방목해 두었던 마소를 돌보러갈 때, 적적함을 달래는 데 술이 필요하여 휴대하기 편한 술을 마실 요량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목장까지 이동하려면 험하고 먼 길을 택해야만 하는데, 청주나 탁주를 담아서 운반할 수 있는 마땅한 용기가 당시에는 거의 없었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범벅처럼 싸가지고 가서 물에 희석하여 마시는 것이었다. 또한 ‘개역’(보리미숫가루)처럼 강술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더욱 간편하게 휴대하기도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가정에서 술 빚는 것을 불법화 한 주세제도를 광복 후에도 지속하여 강술의 맥락은 거의 단절되었고, 지금은 일부 노인 계층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다.
허벅술(서귀포시) : 서귀포 해안 마을 주변에는 용천수가 흐르고 토질이 비교적 단단하여 제주도의 여타 지역과는 달리 논이 조성되었다. 허벅술은 성산읍 오조리 마을에서 쌀을 원료로 하여 특별한 용도로 조금씩 빚은 술이다. 쌀은 귀한 곡물이어서 아무 때나 빚는 것이 아니고 마을 포제와 같은 의례용으로 드물게 빚었던 것이다. 허벅술은 물을 담아 나르는 데 사용하는 물허벅에 담근다 하여 오조리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도는 원래 논이 적어 쌀로 술을 빚지 않았다. 성산읍 오조리에 논이 만들어져 논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에 만든 술로 여겨진다. 이 술은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더 이상 제조되지 않는다. 한편, 도내 모 양조 회사에서 제조한 상품명 ‘허벅술’은 1996년 제주신라호텔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 회담 당시 일본 하시모토 총리가 무척 좋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시모토 술’이라는 별명과 함께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이 술은 증류식 소주로 오조리 마을의 허벅술과는 관계가 없다.

마농술(제주시) : 마늘주라고도 하며 소주(고소리술)에 마늘을 넣어 만드는 담금주 계열의 술이다. 완성된 후에 마늘을 여과하지 않고 넣은 채 마시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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