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떡과 부재료를 양념에 볶거나 끓여서 먹는 한국 요리의 하나이다. 이름은 떡'볶이'지만 일반적으로는 국물과 함께 끓여내거나 끓인 뒤 국물을 졸여내는 요리로, 사실상 탕이나 조림에 가깝다. 이 때문에 국물 없이 기름에 볶아낸 떡볶이는 따로 기름떡볶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장 흔한 방식은 고추장을 사용한 빨간 떡볶이고, 간장, 케첩, 카레, 짜장, 크림소스 등의 양념을 사용한 방식도 있다. 순대, 튀김, 라면, 김밥 등과 더불어 한국의 대표 국민 분식 중의 하나이자,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국 사람들에겐 분식이나 간식으로 취급받는 데 비해, 외국에서는 분식보다 대표적인 한식, 한 끼 식사용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한국 음식 떡볶이의 역사
전근대 시대에 떡볶이는 《승정원일기》에서 영조와 신하들의 대담 가운데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가 오병(熬餠)을 좋아했다."라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오병(熬餠)은 떡을 기름에 볶아 만든 음식이므로 떡볶이의 정의에 부합한다. 단국대 한자사전 등에서는 아예 뜻을 '떡볶이'로 달고 있다. 다만 헌종 때 발간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는 "진달래 꽃을 따다 찹쌀가루에 갈라 붙여 둥근 떡을 만든 다음 참기름에 지진 것을 화전(花煎)이라고 하는데, 이는 바로 옛날의 오병(熬餠) 또는 기름에 지진 중국 음식의 하나인 한구(寒具) 같은 것을 말한다."라고 전하고 있어, 이에 따르면 오병은 전(煎)을 가리키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 말기의 요리책인 규곤요람(閨壺要覽)과 시의전서(是議全書), 음식다방에서도 떡볶이가 등장하며, 여기서 나오는 떡볶이는 간장으로 간을 하며 고기와 채소가 들어가는 궁중떡볶이로 간장에 고기와 채소와 볶은 떡을 버무려 먹는 당대기준에서는 상당한 고급 요리이다. 오늘날 궁중떡볶이는 재료의 단가 문제로 시중의 저렴한 분식점에서는 접하기 어렵고, 한정식 집에서 반찬으로 내 오거나 한식 파인 다이닝에서 고급스럽게 재해석한 것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이보다 간소화된 버전은 가정에서 만들어 먹거나 학교 급식 및 구내식당 반찬, 군부대 병영식 같은 단체급식 등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당연히 존재했으며. 일제강점기 노래인 《오빠는 풍각쟁이》에서는 '떡볶이'라는 이름이 직접 언급된다. 이때의 떡볶이는 당연히 간장을 넣었고, 구한말과 일제시대 당시 떡볶이 레시피에는 고기가 들어갔다.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듯 불고기와 견줄 정도로 위상이 나름 높은 음식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고추장 기반의 소스를 넣고 매콤하게 볶는 떡볶이는 해방 이후 전란 등을 거치며 탄생하였다. 1953년 신당동에서 신당동 떡볶이로 유명한 마복림 할머니가 고추장 떡볶이를 고안하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추장 떡볶이는 북한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고 남한에서만 대중적이다. 한국의 분식점에 해당하는 북한의 장마당에서는 고난의 행군 시절을 거치며 속도전떡, 옥수수 국수, 두부밥, 인조고기(콩고기), 밥만두 등의 길거리 음식이 발달하였다. 특히 두부밥은 북한에서 남한의 떡볶이에 준하는 위상을 가지고 널리 사랑받는다고 한다. 북한에도 간장 떡볶이와 같은 요리가 있긴 하지만, 이 역시 그리 대중적인 음식은 아니다. 연변의 조선족 사이에서는 한중수교가 이뤄진 90년대 이후 떡볶이가 본격 전파되었고, 분식점에서도 간식으로 떡볶이를 판다. 다만 양꼬치나 전병같은 다른 길거리음식에 비하면 가격대가 비싼 편인지라 간식치고는 좀 비싼 음식 취급을 받는다. 상술한 신당동의 마복림 할머니는 고추장 떡볶이를 개발하면서 라면사리와 즉석 떡볶이 조리법을 널리 알려 전국의 분식집 밥줄을 창출하였다. 한때 공전의 히트를 친 "며느리도 몰라" 광고의 주인공이기도 하며, 2011년 12월 13일에 향년 91세로 별세하였다. 당시 인터뷰에 의하면 중국집에서 중국식 양념이 베인 떡요리를 대접받게 되었고, 이 음식이 맛은 좋은데 좀 느끼해서 칼칼한 양념이 더해지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고추장으로 볶은 떡을 생각해냈다고 한다. 그녀는 1953년 신당동에서 노점상으로 떡볶이 장사를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연탄불 위에 양은냄비를 올려놓고, 떡과 야채, 고추장, 춘장 등을 버무려 팔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점점 이를 볶아서 만드는 고추장 떡볶이로 바뀌었는데, 어느 날 한 여학생이 라면을 사 들고 와서 같이 끓여달라고 요청한 것이 시초가 되어 라면 등의 각종 사리류도 팔기 시작하였다. 신당동의 고추장 떡볶이는 처음에는 신당동만의 명물이었으나 1960년대부터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는데, 결정적으로 1970년대 MBC 표준 FM 프로그램 <임국희의 여성살롱> 등 언론 매체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또한 조리법도 간단했기 때문에 취급하기 간편하여 전국 각지의 분식집과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취급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 중후반이 되면 학생들의 대표 간식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이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면서 직장인들에게도 간단한 한끼거리 취급받게 되었다.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들이 만들어졌고, 고급화된 떡볶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양한 떡볶이들이 나온 건 좋지만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면서 간식으로 먹기 부담스러워졌다.
한국 음식 떡볶이의 종류
기본적인 고추장 떡볶이 외에도 다양한 변형들이 존재한다. 다른 소스로 맛을 내거나, 다른 재료를 넣고, 조리 형태를 바꾸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 궁중 떡볶이 : 간장으로 맛을 내고, 떡과 소고기와 야채를 볶아 만든다. 조선시대에 임금님 수랏상에 올랐던 요리라서 궁중 떡볶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궁중에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간장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간장떡볶이라고도 한다. 다만 오늘날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간장떡볶이의 경우 조선시대 때의 형태가 아닌 일반 떡볶이와 비슷한 형태에 소스만 간장베이스인 경우가 많다.
- 기름떡볶이 : 기름에 떡과 소스만 넣고 볶는 떡볶이. 맛은 간장맛과 매운맛 두가지가 있다.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시작된 음식으로 동네 토박이에 따르면 몇 번 방송에 나면서 유명해지긴 했지만 사실 주인이 여러 번 바뀐 터라 옛날 맛이 안 난다고 한다. 물론 맛이 없다는 건 아니고 옛날 그 맛은 아니라는 것 정도. 기름으로 볶은 간단한 음식이라 호불호가 있는 건 사실이며, 진짜 맛있는 음식이라기보다는 별미정도로 생각하면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다.
- 국물 떡볶이 : 걸쭉한 일반 떡볶이와 달리 점도가 없는 국물이 넉넉하게 들어 있다. 그냥 떠서 먹어도 좋고, 튀김을 담가 먹거나 주먹밥에 끼얹어 먹어도 좋다.
- 크림 떡볶이 : 크림소스를 이용한 떡볶이로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개발한 메뉴라 주로 대학가에서 판다. 까르보나라 떡볶이라고도 한다.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한국에서는 크림 스파게티를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라고도 칭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스파게티 소스를 응용하여 만든 떡볶이이기 때문에 이름도 그렇게 이어진 것이다.
- 로제 떡볶이 : 로제 파스타를 차용한 변형.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를 조합한 원형과 달리 로제 떡볶이의 로제 소스는 기본 고추장 떡볶이 소스와 크림소스의 조합품이다. 매콤하면서도 녹진한 맛이 조화가 특징이다. 2021년 기준으로 마라탕과 달고나 커피 등을 이어 크게 유행하고 있는 음식.
- 투움바 떡볶이 : 투움바 파스타를 차용한 변형. 투움바 소스를 베이스로 사용하여 만든 떡볶이이다. 로제 떡볶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며, 달토끼의 떡볶이 흡입구역에서 주력으로 내세우는 메뉴이기도 하다.
- 카레 떡볶이 : 카레가루를 넣어서 맛을 내거나 아예 카레 베이스의 소스를 넣어서 만든다. 매운맛을 더 강조하기 위해 매운맛 카레가루를 넣은 떡볶이도 존재한다.
- 짜장 떡볶이 :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춘장이나 짜장가루로 대신한 떡볶이다.
- 케첩 떡볶이 : 매운 걸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형으로 소스에 케첩을 조금 넣었다.
- 블랙 떡볶이 : 먹물을 첨가했다. 뷔페에서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마라 떡볶이 : 국내에 분 마라열풍에 맞춰 개발된 요리. 사천식 마라소스를 베이스로 볶아 만든다. 마라샹궈의 떡볶이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 된장이나 청국장, 또는 쌈장(모모푸쿠)을 쓰는 경우도 있다. 정창욱 셰프의 경우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XO소스를 사용한 떡볶이를 선보인 바 있다.
- 치즈 떡볶이 : 조리된 떡볶이 위에 치즈를 얹었다. 치즈가 매운맛을 중화시켜줘 궁합이 좋다. 그리고 라면사리를 추가한 치즈라볶이도 있는데 라면의 면발과 치즈의 부드러움이 겹쳐져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 라볶이 : 떡볶이에 라면사리가 들어갔다. 초창기에는 떡 대신 라면사리를 넣은 형태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떡과 라면사리를 모두 쓴 것도 라볶이의 한 형태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혼동을 막고자 일부 점포에서는 오리지널인 전자를 '라면볶이', 후자를 '라볶이'로 쓰기도 한다.
- 해물 떡볶이 : 주로 고추장 떡볶이에 해물을 넣었다.
- 가래떡 떡볶이 : 일반적인 떡볶이 떡보다 통통한 가래떡을 사용한다. 가래떡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내놓거나 면처럼 길게 늘여진 형태로 먹기도 한다.
- 컵떡볶이(일명 컵볶이) : 고추장 떡볶이를 종이컵에 담아 들고 먹기 쉽게 만들었다. 주로 학교 근처 작은 분식집에서 판매되었으며, 피카츄 돈까스와 함께 300~500원 정도 가격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90년대생 초등학생들의 값싼 간식으로 인기가 높았다. 다른 종류라기보다는 취식법의 차이에 가깝다.
- 치킨, 돈가스 떡볶이 : 몇몇 치킨 프랜차이즈 및 돈가스 프랜차이즈에서 떡볶이에 튀김을 곁들여 먹는다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추정되는 떡볶이.
- 바질 떡볶이 : 크림 떡볶이에 바질 페스토를 첨가하였다. 바질 특유의 향기와 더불어 살짝 매콤칼칼한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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