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 부대찌개는 진한 김치양념 국물에 다양한 햄과 소시지, 베이컨, 다짐육, 베이크드 빈즈 등을 주재료로 삼아 푹 끓여서 만드는 찌개이다. 주재료가 대부분 외산이라서 한식으로 치지 않는 사람들도 가끔 있는데 엄연히 한국 음식이 맞다. 서양인 입장에서도 조리법이나 취식법에 있어 한식의 양식을 띠고 있는지라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들어가는 재료가 김치를 제외하면 서양인에겐 제법 익숙한 재료들이고, 햄과 소시지로부터 나온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김치 특유의 맛과 향이 익숙하지 않다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의외로 재료들이 서로 풍미와 잘 융화되어 주기 때문에 서양인들에게 인기 있는 대표적인 한국 요리이다. 소시지와 햄 그리고 그 외 여러 재료를 섞어 넣고 끓이는 찌개라는 특징 때문에 "소시지섞어찌개" 또는 "햄섞어찌개"로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6.25 직후의 식량난 속에서 미군 을 통해 들어온 프레스 햄, 소시지, 베이크드 빈즈 등을 넣어 찌개로 끓여 먹은 것을 음식의 기원으로 본다.
한국 음식 부대찌개의 역사(기원)
부대찌개의 역사는 길지 않다. 크게 두 가지 기원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미군부대 기원설이다. 주로 알고 있는 기원이다.
1950년대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한국엔 미군이 주둔하게 되고, 주한미군 부대에 납품되던 스팸, 소시지, 베이컨 등이 부대 밖으로 유출되면서 남은 음식을 김치와 함께 넣고 솥뚜껑에 볶은 요리가 원조라는 것인데, 볶으면 자꾸 태워서 물을 부어 보니 술안주나 밥반찬으로 적당한 찌개가 탄생해 지금의 형태로 완성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의정부, 송탄 외에도 파주(문산), 군산, 용산 등 주요 미군부대 인근에는 지역별로 특유의 형태를 지닌 부대찌개들이 발달해 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전란에 먹을 게 없어서 버린 음식을 끓여 먹던과 달리 부대찌개는 판매되는 재료들을 넣은 제대로 된 요리이긴 하지만, 햄과 믹스드 미트, 소시지, 베이크드빈스 등 동일한 재료가 들어가고 이러한 재료를 한데 모아 끓이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리가 만들어진 시대상 또한 당시 한국에선 호화스러웠던, 미군부대에 납품되는 식자재들을 일반시민들이 구매하고 왕창 넣어 판매할 만큼 풍족하고 여유롭던 상황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음식 이름이 부대찌개라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꿀꿀이죽과 부대찌개는 미군에서 나온 재료들을 한데 넣고 끓이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같은 기원이라 볼 수 있지만, 꿀꿀이죽은 음식물 쓰레기를 죽처럼 끓여서 만든 것이고 부대찌개는 미군부대에 유통된 통조림 음식으로 조리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부대찌개의 원조 음식점인 오뎅식당의 주인이었던 허기숙 할머니의 주장에도 위와 같은 기원에 신빙성을 더할 수 있는데, 허기숙 할머니에 의하면 초창기엔 원칙적으로 주한미군 부대에서 유출된 것을 판매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주변 부대찌개 점주들과 함께 경찰에게 불려 가느라 고생하셨다고 한다. 우선 파주시의 노포로 유명한 부대찌개 집에서는 파주식과 의정부식이 나누어져 있다고 한다. 의정부, 파주 모두 미군이 주둔했던 지역인지라 아마 두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 집에 따르면 의정부 부대찌개의 경우에는 소시지, 햄, 민스(간 고기) 3종류의 고기와 김치, 두부를 넣어 끓이는 반면에 파주식 부대찌개의 경우에는 논-케이싱 소시지 등 10가지의 고기, 쑥갓, 대파를 넣어 고기전골에 가깝다고 한다. 1970~80년대를 지나면서 경제 사정이 나아져 전쟁 직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음식에 대한 공급이 풍부해졌음에도 부대찌개는 특유의 맛으로 인해 계속 널리 소비되었으며, 1960년대 이후 인스턴트 라면의 광범위한 보급과 맞물려 라면이 기본 사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심지어 깊은 맛을 내기 위해 라면수프도 넣기도 한다. 두 번째로는 월남전 기원설이다. 기본적으로 부대찌개의 시작이 한국전쟁과 관련 없이 60년대 이후에 시작했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이다. 황석영의 에세이에 나온 내용으로 당시 파월 장병에게 김치를 공급하는 것이 큰 숙제였는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김치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6개월 정도 맛을 유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후 김치 통조림이 베트남의 국군 장병들에게 공수되기 시작했고, 미군의 기름진 C레이션 보급품인 햄이나 소시지를 섞어서 김치찌개처럼 끓여 먹었다고 한다. 월남전 최초 파병이 64년이니 이 설을 따르면 부대찌개의 기원은 60년대 후반까지 내려온다. 어떤 음식이 한 개인에 의해서 개발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가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이 보편성을 지니기는 더더욱 힘드므로, 오뎅식당의 허기숙이라는 한 개인이 부대찌개를 만들었다기보다는 파월 장병들이 먹던 요리를 식당에서 판매한 최초의 사례로 보는 것이 옳지 않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고추장 떡볶이나 함흥냉면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한 개인에 의해 특정 요리가 완성된 반례가 많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황석영의 에세이를 제외하면 해당 주장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것도 있다. 파월부대에서 기원했다면 이들 부대의 주둔지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울 텐데 정작 부대찌개가 유명한 고장은 파월 부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의정부, 송탄, 파주, 군산 등의 미군기지가 자리 잡은 곳뿐이라는 점도 신빙성을 떨어트리는 부분이다.
한국 음식 부대찌개의 종류
부대찌개의 종류는 지역명이 주로 붙는다. 의정부식 부대찌개, 송탄(평택)식 부대찌개, 파주식 부대찌개, 군산식 부대찌개, 그리고 변형식 부대찌개가 있다.
의정부식 부대찌개 : 의정부와 동두천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부대찌개 이전 형태인 '부대볶음'을 판매하는 가게가 몇 곳 있다. 이 지역에서 나이 많은 오래된 토박이들에게 부대찌개 역사를 물어보면 원래는 부대볶음이 먼저였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단순히 오뎅식당 허기숙 진술뿐만 아니라 이 지역 연로 토박이들의 진술도 부대볶음이 먼저 나왔고, 그 후에 부대찌개의 등장으로 부대볶음이 사라졌다는 내용이 일치한다. 의정부가 '부대찌개'라는 이름을 널리 퍼트리게 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서울 강북권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서울의 모든 중심이 종로 ~ 명동에 집중되어 있던 시절, 의정부는 서울 도심에서 접근하기 용이하고 서울 강북권보다 훨씬 크게 번화했던 지역이었다. 당장 지하철 1호선만 하더라도 의정부 및 의정부북부역(현재 가능역)까지 운행이 시작된 때 와 평택까지 운행이 시작된 때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2번째는 의정부에는 제306 보충대대가 있어서 전국에서 많은 청년들이 입영을 위해 의정부로 몰려오곤 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입영을 위해 몰려온 청년과 그들의 가족 및 친구들, 그리고 외박 및 휴가 나온 군 장병들이 의정부에서 부대찌개를 접하게 된 경우가 꽤 많다. 이런 유래 때문에 부대찌개하면 왠지 의정부를 떠올린다. 의정부 사람들은 가끔 함량 미달의 부대찌개를 보면 "김치찌개에 건더기를 좀 많이 넣는다고 부대찌개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 하기도 한다. 분명 부대찌개는 섞어찌개의 일종이지만 "건더기 많은 김치찌개"와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송탄(평택)식 부대찌개 : 오뎅식당으로 대표되는 의정부식 부대찌개가 김치 베이스의 깔끔한 맛이라면, 송탄식 부대찌개는 사골육수 및 치즈로 대표되는 진한 맛이 특징이다. 흔히 의정부식 부대찌개 마니아들이 사도 취급하는 치즈는 사실 송탄식에서 유래한 기본 옵션이라 할 수 있는데 방송과 현지서 맛본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일단 송탄식 부대찌개는 국물 맛이 걸쭉하다는 것이다. 기본 육수로는 소 사골육수가 들어가며 감칠맛의 핵심인 냉동 소고기 민지, 가늘게 길게 잘라낸 프레스 햄, 소시지 등은 수입 기성품을 사용하고 다량의 대파 및 양파, 매장서 직접 담는 김치에 별도의 양념장이 추가되어 국물을 낸다. 들어가는 햄과 소시지는 각 1종류뿐인데 여기에 치즈를 넣어 감칠맛을 더한 다음 국물이 끓으면 정말 마지막에 향을 살리기 위한 간마늘을 추가로 넣는다. 사리는 시판되는 별도의 사리면이 아닌 신라면을 넣어 먹는 것이 현지의 정통 송탄식 부대찌개이다. 송탄 현지 부대찌개는 기본이 되는 소 사골 육수 및 쇠고기 민찌에서 나오는 소 지방의 풍미, 그리고 정말 다량 들어가는 대파의 어울림에서 깊고도 진한 바디감이 쌓이고 간마늘과 특제 양념장이 얼큰함과 알싸함을 더하며 이것이 글루탐산이 주성분인 치즈 및 소시지와 햄 등에서 나오는 조미료와 어울려 큰 폭의 감칠맛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송탄 현지 부대찌개를 먹어보면 사실 소시지와 햄은 식감을 더할 뿐 부대찌개라는 범주에서 보면 소위 소시지와 햄에서 나는 "훈제향"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되려 진한 쇠고기 스튜에 김치가 더해진 맛에 가깝다. 이 진한 쇠고기 육수(+지방)의 깊은 맛이 프랜차이즈와 송탄 현지 부대찌개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파주식 부대찌개 : 파주식, 혹은 문산식으로도 불린다. 수도권 부대찌개 중에서는 가장 인지도가 낮은 계파. 80년대부터 수도권 전철빨과 훈련소빨을 타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의정부식이나 이른 체인사업화로 인지도를 쌓은 송탄식에 비해 파주 지역의 접근성이 경의선 전철이 개통된 2020년대 현재에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아는 사람들이나 지역 주민들만 찾아가서 먹는 메뉴에 가깝다. 다만 2010년대 들어 유튜브 등을 타고 알음알음 존재가 퍼지는 중. 문산읍내에 위치한 삼거리식당이 '50년 전통'을 내세우고 있으며, 그 외에 문산을 비롯한 파주 일대에 여러 파주식 부대찌개 전문점이 포진해 있다.
산줄기 너머에 의정부가 위치해 있기 때문인지 멀리 떨어진 송탄식의 걸쭉하고 거친 맛보다는 담백한 의정부식에 다소 가까운 모양새를 띤다. 하지만 의정부식에서 더 나아간 극단의 담백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우선 흔히 알려진 뽀얀 사골 베이스 육수가 아닌 그냥 맹물을 넣거나 육수를 넣더라도 채소 혹은 김칫국물 베이스로 보이는 맑은 육수를 넣는다. 또한 타 지역에서 부대찌개 맛의 핵심으로 꼽히는 베이크드 빈즈도 넣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쑥갓을 잔뜩 집어넣어 마치 매운탕 같은 비주얼을 선보인다. 송탄식은 물론이고 의정부식에 익숙한 유저들이 봐도 이거 과연 부대찌개 맛이 나긴 할까 싶을 정도. 신라면을 마지막에야 투입하는 송탄식과 달리 초장부터 라면사리를 넣어서 졸여버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쑥갓과 함께 파주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모닝햄이라 불리는 브렉퍼스트 소시지(Breakfast sausage). 흔히들 어묵 같이 생 생긴 이라며 신기해하는 그 물건으로 위에서 언급된 논케이싱 소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이걸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즐긴다. 여기에 프레스햄은 튤립햄을 쓰는 경향이 있다.
군산식 부대찌개 : 한국의 부대찌개 중 유일하게 비수도권 지역인 전라북도 군산시에 존재한다. 사실 군산에도 주한미군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부대찌개가 존재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 한우 소고기로 육수를 우려내는 조리법을 사용하며, 비교적 순한 맛을 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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