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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

한국 음식 아구(아귀)찜의 유래와 특징

by 또바기벗 2023.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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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과 주 재료 아귀>

아귀와 콩나물을 매콤한 고추장 기반으로 볶은 한국 요리이다. 유명한 지역으로는 마산(現 창원시)과 군산, 인천이 있다. 순천을 비롯한 몇몇 전라남도 지방과 경상남도 쪽에서는 방언으로 아구찜이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이 요리의 발상지가 남부지방이다 보니 아귀찜보다는 아구찜이라 부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더러 '콩나물찜'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아귀 외에도 다른 여러 해산물(미더덕, 새우, 조개, 오만둥이)을 넣는 곳이 대부분이다. 해물찜과 조리법이 동일하다. '찜'이라고 불리지만 실제 조리에서는 찜통에 찌지 않고 프라이팬에 볶는다.

한국 음식 아구(아귀)찜의 유래

아귀를 이용한 요리가 대중적으로 퍼진 역사는 생각보다 매우 짧다. 정약전 자산어보에서는 아귀의 먹는 법을 따로 적지 않았다. 자산어보를 다룬 책 현산어보를 찾아서에서도 아귀 요리의 대중화는 실질적으로 마산의 아귀찜이 최초라고 서술하였다. 또한 아귀찜의 스토리텔링과 이를 소개한 허영만 화백의 식객이 유명해진 덕에, 아귀가 현대에 들어와서야 먹기 시작한 생선이란 사실이 널리 퍼졌다. 인천 지역에서는 아귀가 잡히면 어부들이 못생겼다고 그 자리에서 바다에 던져버려 물텀벙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에 유래한 것이 생물로 만드는 인천식 아귀찜 '물텀벙이'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 '물텀벙이 골목'이 있다. 수도권 사람들이 생각하는 생아귀로 만드는 형태의 아귀찜이 바로 이것이다. 과거 경남 마산에서 장어국을 끓여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어느 추운 겨울날 어부들이 아귀를 잡아와서 이 물고기로 안주를 만들어 달라 했다고 한다. 혹부리 할머니는 점액이 나오는 아귀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이런 콧물 질질 흘리는 물고기를 왜 먹냐?' 하며 밖으로 던졌다. 아귀가 던져진 채로 겨울의 찬 날씨에 얼었다 녹았다 하며 잘 건조되자, 혹부리 할머니가 북어찜 만드는 법으로 아귀를 조리해 단골손님들에게 먹여보니 맛있다고 하여 지금의 아귀찜 요리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구한말부터 일본인 상권이 강했던 원마산 지역에서 어획고의 상당수를 일본인에게 강탈당한 후, 남은 찌끄레기 생선 중에 아귀가 많았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래서 남은 아귀로 요리해 먹던 것에 야사가 붙어 현재 알려진 이야기가 된 듯하다. 이러한 이야기 때문인지 마산은 아귀의 메카로 통한다. 다만 의외로 '마산'을 강조하는 집은 별로 없다. 서울 시내에서 비교적 오래 장사한 곳 중에는 마산을 강조하는 가게가 있다. 3호선 신사역 인근에서 잠원역 방향으로 형성된 아귀찜 골목에는 원조 마산이라고 붙여놓은 가게가 몇 곳 있다. 또한 탑골공원 뒤편에서 익선동으로 들어가는 곳에도 '마산 아구찜 골목'이 있다. 다만 마산 아귀찜은 반건조 아귀를 쓰는 등 요즘의 '쫄깃한' 아귀찜과는 다른 음식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원정 온 식도락객들이 외려 입맛에 안 맞아하는 경우가 상당수. 현재의 생아귀를 쓰고 녹말로 걸쭉하게 만드는 방식은 인천이 원조라고 한다. 지금은 생아귀찜이 대세라서 동네 아구찜집은 거의 다 생아귀로 전환하는 추세고, 마산 아귀찜 가게도 말린 아구와 생아귀가 거의 반반이다. 오동동 아구거리나 경남대 인근, 소답동 일대에 건아구찜을 파는 가게가 많다. 지역민들은 오동동 아구찜 거리를 기피하는데, 관광객 상대라 가격대가 높고 양이 적기 때문. 합성동 동마산 시장에 가면 소자 기준 1만 원에 건아구찜을 맛볼 수 있다. 오동동에서도 흔히 말하는 '원조'라고 하는 집이 있는데, (지역민들도 보통 아, 그 집 하면서 대충 다 아는) 지역민들에게서도 호오가 갈리는 편이다. 이유인즉, 기본 베이스가 된장(!)인 게 크다. 시킬 때마다 양과 맛도 눈대중으로 하는지 맛의 편차가 다소 있는 편이다. 물론, 충분한 별미니 발품을 좀 팔아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건아귀찜을 외지인들이 좋아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귀는 대부분이 점액질과 수분인데 말리는 순간부터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말린 생선이 의례 그러하듯 식감은 쫄깃해지고 감칠맛은 진해진다. 코다리를 좋아하면 적응이 쉽다. 처음 접할 때 참고하면 좋을 사항이다.

한국 요리 아구(아귀)찜의 특징

 

아구찜은 얼큰하고 쫀득해서 소주, 청하, 막걸리와 궁합이 잘 맞다. 맥주와는 궁합이 좋지 않다. 과거 마산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이미 아구를 중국집 배달음식처럼 먹었고, 근래에는 인기가 제법 많아져서 짜장면이나 치킨처럼 아구찜을 배달해서 먹는 야식배달점들이 곳곳에 산재했다. 물론 아구찜은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치킨이나 짜장면처럼 굉장한 인기를 누리는 정도는 아니긴 하다. 이제는 서울뿐만 아니라 강원도의 한산한 시골에 가도 아구찜 배달해 주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귀찜은 상당히 매운 편이다. 해물찜도 마찬가지. 사실 해물찜과 아귀찜의 구분은 들어가는 해산물의 종류만 다를 뿐 동일한 요리라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아귀찜을 하는 집은 해물찜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아귀찜 전문점이 수족관까지 갖춘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해물찜 맛은 아귀찜만 못한 경우가 상당수. 아귀찜 전문점이면 아귀는 어지간하면 생아귀를 쓰지만 해물은 냉동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둘의 차이가 팍 느껴질 수밖에 없다. 아귀찜이야 아귀와 미더덕만 신선한 걸 쓰면 되지만, 해물찜은 게 새우 미더덕 낙지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쓰는데, 그중 한두 가지만 저질이거나 덜 신선하면 음식의 맛이 확 떨어지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아귀찜은 호불호가 꽤 갈리는 음식이다. 일단 매운 것 못 먹는 사람은 멀리할 수밖에 없고, 아귀의 식감과 생김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흔하다. 아귀 살은 흰색에 탄력이 강하고 담백하여 대부분이 잘 먹는다. 하지만 껍질과 입, 대가리, 지느러미 부근 살은 점액질이 많고 연골이 뭉쳐 미끈덕하고 늘어지는 데다가 모양도 징그러워서 싫어하는 사람은 못 먹는다. 아귀찜 집에서 해물찜을 같이 하는 경우가 꽤 있는 이유가 그런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 보신탕(개장국) 집에서 재료 빼고 나머지는 같은 염소탕이나 토끼탕을 같이 팔던 것과 이유가 같다. 덧붙여 생선 요리이므로 수시로 뼈를 뱉어야 하고, 고추장이 많으므로 이에 고춧가루가 많이 낀다. 매우므로 땀이 나 머리가 흐트러지고 콧물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공적인 자리나 연인, 호감이 있는 이성과는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
게다가 아귀찜에 거부감이 없더라도 안 사먹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대비 양이 적기 때문이다. 충무김밥과 함께 '창렬 음식' 하면 거론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아귀찜에 아귀 살점보다 저렴한 콩나물이나 아구 머리, 꼬리, 뼈다귀 등으로 양을 상당히 불리기 때문에 겉보기만 푸짐해 보일 뿐 막상 고기는 별로 없다. 두 사람만 접시를 둘러싸도 콩나물만 우적우적 씹게 된다. 아귀찜이 아니라 콩나물찜으로 이름 바꾸라는 비아냥을 넷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몇몇 점포는 머리 좀 더 굴려서 껍데기 채의 홍합, 대파 뿌리, 미더덕 등으로 안 그래도 없는 양을 더 뻥튀기시키기에 바뀌는 편이 바람직한 문화다. 사실 이건 젊은 사람들 관점이지 아재들은 좋아서 환장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아래에 서술되어 있듯 술안주로는 그만인 음식이다. 게다가 아구찜의 반 이상을 차지하여 양을 불리는 데 사용될 것 같은 콩나물도, 양념이 잘 배어 있는 아삭한 콩나물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뺄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저녁 회식으로 아귀찜을 높으신 분들이 선택하면 호불호가 반반이다. 아귀찜을 다 먹고 나서(다 안 먹어도 가능) 남은 콩나물과 양념을 이용해 볶아 먹는 볶음밥은 남부지역에는 원래 없었고 인천이나 서울 등에서 발달했으며 2000년대에 오히려 마산 쪽으로 역수입되었다. 아니면 가열해서 밥을 볶는 게 아니라 그냥 남은 양념에 사리를 비벼 먹기도 한다. 사실 아귀찜 집 중에서는 불판이 없이 요리만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볶음밥 대신 사리만 제공하는 집도 드물지 않다. 어쨌거나 볶든 비비든 이 맛 또한 별미다. 전남 여수에서는 아귀 대창(소의 그것이 아니다)만을 이용한 대창찜을 별도 메뉴로 파는 곳도 있다. 꽤나 건강식일 거 같은 외견과 달리, 실제로는 칼로리도 어마무시하게 높고 나트륨도 살인적인 수준이다. 아구찜의 칼로리는 200g에 500칼로리에 달하며, 이는 개인접시에 두세 번 집어먹었을 때의 양이라고 한다. 보통 배달이나 식당에서 한 번에 주는 양이 약 600g 정도이므로 어림잡아도 1,500 칼로리는 가뿐히 넘어간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게, 요리에 쓰이는 고추장부터가 양념들 중에서는 칼로리가 꽤 빡센 편에 속하며 마무리로 넣는 녹말 역시 칼로리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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