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라도의 전통주 마지막 글이다. 5번에 걸쳐 전라도의 전통주를 소개했다. 종류도 다양하지만 전통주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들도 있어 소개가 길어진 것 같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팔선주(부안군)
부안 팔선주는 예로부터 신선들이 즐겨 마신 약주로 불리며 내려오는 전라북도 부안 지방의 전통 민속주이다.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 자생하는 4근[오갈피, 마가목, 음정목, 개오동] 4본[창출, 위령선, 쇠무릎, 석창포]의 8가지 약재로 빚는 술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집에서 빚는 술인 가양주의 제조 금지와 함께 소주, 탁주, 약주 등으로 주종을 획일화하고, 일부 양조업자들만 술을 만들 수 있도록 규제하면서 많은 전통주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갔다. 그리고 1965년, 쌀을 비축하기 위해 내려진 「양곡 관리법」은 전통주의 생명을 더 위태롭게 만들었다. 현재 전라북도 부안군은 다양한 맛을 내던 전통술들이 다시 복원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약초 재배의 적지인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 청림리 일대에 묘목 단지를 조성하여 팔선주 제조의 공장화를 진행하며 보존에 힘쓰고 있다. 제조 방법은 우선 4근[오갈피, 마가목, 음정목, 개오동]과 4본[창출, 쇠무릎, 위령선, 석창포]을 다듬어 약 24시간 동안 달인 후 차게 식힌다. 그리고 나흘 동안 물에 불린 쌀로 고두밥을 지어 식힌 후 누룩과 섞는다. 이어 잘 비벼진 고두밥과 누룩을 항아리에 담고, 약재 달인 물을 부어 술을 빚는다. 팔선주는 8가지 약재가 포함되어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향이 좋다. 기력이 떨어지거나 잔병치레를 할 때 효능이 있고, 해독 효과와 이뇨 효과도 있다. 세포에 독성이 없고 암세포에 대한 항암 활성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건위 효과의 측정과 함께 4본 4근 각각이 가진 천연물 성분의 약리 효과에 대한 과학적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장군주(전주시)
전주 과하주는 소주를 부어 주도를 높였으며, 여러 약재나 꿀을 넣어 땅 속에 묻은 후 여름철에 많이 사용하였다. 봄과 여름 사이에 멥쌀 한 되를 가루로 만들어 범벅처럼 개어 아주 서늘하게 식으면 누룩가루를 넣어 밑술을 만든다. 일주일 후에 멥쌀 2말로 지에밥을 쪄서 물을 20되를 넣고 끓여서 식혀 밑술에 넣는다. 맛이 써지면 찹쌀 한 말을 쪄서 식혀 그 술밑에 버무려 두었다가 맛이 써진 후에 고아서 붓고 7일 만에 소주 20국자씩 부어서 마신다. ‘조선시대에 폭넓게 빚어 마셨는데, 지금도 전국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전승되고 있다. 현재 경북 김천에서 시판되는 과하주가 있고, 10년 전 전주에서 ‘장군주’라는 이름으로 시판된 과하주가 있다. 또 전주에 사는 시인 권오표 씨가 빚는 과하주, 변형된 이름으로 전하는 보성 ‘강하주’, 영광 ‘강할주’가 있다. 과하주가 폭넓게 전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여름술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도 두고 마실 수 있는 독보적인 술이어서 여러 집에서 이 비방을 숙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하주를 찾아 길을 떠나 보자. 김천 직지사 들목에서 황간쪽으로 넘어가는 지방도 초입에 김천 과하주 술도가가 있다. 송강호 씨가 약주 16도짜리와 과하주 23도, 30도짜리 술을 빚고 있다. 2002년 6월 9일 개관한 전통술박물관에서 전통민속주인 과하주(過夏酒) 담그기 시연회를 연 김남옥 할머니(81). 친정(울산 김씨)과 시댁(언양 김씨)에서 집안 대대로 전해진 과하주를 빚는데 평생을 오롯이 바친 김할머니는 86년 전통민속주로 지정받은 과하주를 담는 기능보유자다. “임진왜란 때 김천일 장군이 즐기며 힘을 돋웠다 해서 ‘장군주’로 불리기도 한다”는 김할머니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과하주가 3∼4개 있지만 전주의 과하주는 재료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녹두누룩을 사용해 술 빛깔이 좋은데다 숙취가 전혀 없고, 솔잎과 대잎을 비롯해 인삼·백봉령·사삼 등 각종 약재까지 사용해 건강에도 좋은 것이 특징이란다.
송곡오곡주 (전주시)
수왕사는 어머니의 산이라 일컬어지는 모악산 중턱 800m에 자리한 대표적인 참선도량으로 400여년전 선승 진묵대사가 1602년께 중건했다. 진묵대사는 이곳에서 도반(道伴)들과 함께 참선하던 중 스님들이 고산병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것을 보고 모악산에 자생하는 각종 약초를 재료로 하여 송곡오곡주와 송화백일주를 빚어 곡차로 마시게 했다. 선승과 술, 어딘지 어울릴것 같지 않지만 본래 절간마다 비법으로 전해 내려 오는 법주가 있게 마련이다. 술은 때로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술은 때로 흥을 돋구고 원한을 녹이기도 하지만 때로 원한을 만들고 기분을 상하게도 하는것이니 이는 마시는 사람의 몫이다. 재가 불자들까지도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계율(5戒)에 불살생, 즉 산 목숨을 죽이지 말것과 함께 중요한 지킴의 하나인 불음주, 다시 말해 술을 마시지 말것이 있음에도 절간에서 술을 빚고 술을 마시게 했음은 毒도 藥도 모두 사람이 만드는 것인 때문이리라. 생전에 온갖 기행, 그 가운데서도 두주불사의 거음이었던 선승 진묵대사의 기일에는 송화백일주와 송곡오곡주가 빠지지 않는다. 송죽오곡주는 솔잎과 대잎, 찹쌀과 누룩, 오곡, 산수유, 구기자, 오미자, 국화등을 수왕사 물과 혼합 밀봉해 온돌방에 7일간 재웠다가 8일째 되는날 땅에 묻어 발효, 숙성시킨 술이다. 처음 7일동안에는 단맛이 생기고 8일부터는 쓴맛과 신맛, 다시 14일째부터는 이러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향과 맛, 황금색의 색깔을 지닌다. 송곡오곡주 역시 수왕사의 물맛과 찹쌀과 백미, 누룩을 원료로 송화가루를 혼합하여 숙성, 증류하여 솔잎과 한약재를 함께 숙성해 여과한 뒤 이를 다시 100일 동안 재숙성하여 만든 술이다. 송죽오곡주는 독성을 제거하고 원기를 회복하며 산후풍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고산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했다.
죽통주(담양군)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고 물이 잘 새지 않으므로 술 빚기에 좋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그 제조법을 “생죽(生竹)의 마디 사이를 뚫고 이 속에 술을 빚어 넣어 와송주와 같이 만든다.”라고 하였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서는 “이 술은 맛도 향미롭고 운치도 있는 것이 와송주와 비슷하다. 청대를 굵은 것으로 마디 있게 잘라서 쓴다. 대를 자르는 길로 구멍을 뚫고 술을 빚어 넣었다가 먹으면 맛이 좋으며, 걸러 먹기도 한다.”라고 하였다. 주로 전라도의 대나무가 많이 나는 고장에서 빚은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전통주 5-2탄 충청도의 전통주 (5) | 2023.09.14 |
---|---|
한국의 전통주 5-1탄 충청도의 전통주 (4) | 2023.09.13 |
한국의 전통주 4-4탄 전라도의 전통주 (0) | 2023.09.11 |
한국의 전통주 4-3탄 전라도의 전통주 (4) | 2023.09.10 |
한국의 전통주 4-2탄 전라도의 전통주 (2) | 2023.09.09 |